TTBOARD

이라크 전쟁, 국내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작성자 : concm (concm@concm.net)
	작성일 : 2003/04/10 10:15
	조회수 : 955

	미-이라크전으로 인하여 국내 건설업계는 초긴장 상태이다. 단기전으로 끝이 날지 중장기전으로 이어질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이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국·내외 건설산업 영향에 대해 시나리오를 작성, 건설업계는 전쟁으로 인한 파급효과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이라크전으로 전쟁 시나리오를 나눈다면 시나리오1(전쟁 조기종결(1달내외), 시나리오 2(전쟁 상반기까지 지속), 시나리오 3(전쟁 6개월 이상 장기화, 아랍권 결속과 전방확대)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이 나면 호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중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건설업계는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건산연의 최윤기 부연구위원을 통해 이라크 전쟁이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최근의 국내건설 시장 현황 지난해 건설수주는 부동산경기 활황에 힘입은 민간 건축수주 증가에 힘입어 전년비 22.6%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건설경기는 부동산경기 안정과 더불어 하향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건설수주가 지난해 3/4분기 3.4%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는 추세를 나타내었으나, 4/4분기에는 다시 20.6%나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건설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나타내었다기 보다는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조기 분양이 크게 증가하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개정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사업의 시공자 조기 선정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가운데 발발한 이라크 전쟁은 전쟁의 흐름에 따라 국내건설경기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국내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건설경기의 하향속도가 둔화되고 조기에 회복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건설경기의 하향 속도와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전쟁의 국내 건설산업 파급 경로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가 국내 건설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는 유가 상승에 따른 건설 원가 상승을 들 수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건설생산비 상승 효과는 1995년 산업연관표를 적용하면, 원유가격 10% 상승시 건설원가 0.11%, 1998년 산업연관표를 적용하면 0.15% 내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바이 유가 기준으로 4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건설원가는 2% 이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건설 원가 상승은 건설물량에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원가상승을 전적으로 건설업체가 부담할 경우에는 건설업체들의 수익성에 다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직접적인 파급효과보다는 국내경제와 국내 소비·투자 심리에 미칠 악영향과 이에 따른 건설산업에 미칠 간접적인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는 유가상승을 유발하며, 중동지역의 정치·경제 불안,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시키고, 선진국의 소비·투자심리를 위축시킴으로써 세계경제 부진을 초래하게 된다. 세계경제 부진은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중동지역으로의 수출 부진과 함께 국내수출을 크게 위축시키는 반면 유가상승에 따른 수입 증가로 경상수지 적자폭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들어 위축되고 있는 국내 소비·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됨으로써 국내경기 부진을 초래할 것이다. 다만, 금리는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요인으로 상승 압력이 있으나, 수요 부진에 따른 물가 하락 요인과 경기 부양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상승하기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경제 부진과 국내 소비·투자 심리 위축은 최근 들어 부진 조짐을보이고 있는 민간주택 및 비주거용 건축수주 수요를 크게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최근 부진을 보이고 있는 다세대 다가구는 물론 아파트 건설수주도 빠른 감소세로 돌아서 주택수주의 부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주거용 건축수주도 최근 부진 조짐을 보이고 있는 오피스텔, 주상복합의 부진이 심화되고, 소비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상업용 및 공업용 건축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민간 건설수주 뿐만 아니라 각종 민간공사의 착공 또는 공사진행이 지연되면서 건설투자의 증가세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실시될 경우에는 공공·토목수주 및 투자의 증가세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리의 경우 소폭 하락한다 하더라도 건설경기나 부동산경기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여타 요인에 따른 부정적인 요인에 비해 미미할 것이다. ■시나리오 별 파급 효과 <시나리오 1> 전쟁이 1달 내외 조기 종결되면 유가가 하락하고, 수출이 호전되면서 소비·투자심리가 제고되어 오히려 국내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핵 문제 해결 여부가 국내경제의 회복 정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조기 종결되고 이후 빠른 시일 내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대화로서 해결할 것을 양국 정상이 합의하여 북한 핵 문제가 크게 완화되면 국내경제 회복과 건설산업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5% 후반∼6% 초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건설수주·투자 및 부동산 경기는 당초 전망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10% 이상의 높은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민간주택 수주는 5% 이내로 감소폭이 크게 줄어 들 것으로 보이며, 비주거용 건축수주도 소비 투자심리 회복으로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 전체 건설수주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늘어난 84조원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부동산 경기도 다소 되살아나면서 아파트가격의 경우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가격 안정화 의지와 주식시장의 회복에 따른 유동자금의 이동을 감안해 볼 때 3% 내외의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 문제가 완화되지 않고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국내경제 및 건설경기 회복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가 계속 걸림돌로 작용하여 소비 및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힘들어 성장률은 5% 중반대로 당초 전망에 비해 소폭 높아지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수주, 투자 및 부동산 경기는 당초 전망에 비해 다소 호전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수주는 지난해 규모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나리오 2> 금년 상반기 중에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소비·투자심리 및 수출이 악화되면서 국내경제 부진이 심화되나,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핵문제가 하반기에 완화될 경우 하반기 중 빠른 경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는 상반기 중에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 중 빠른 회복세를 나타냄으로써 연간으로는 성장률이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수주는 상반기 중에 민간 건축수주를 중심으로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에는 증가세로 반전되어 연간으로는 당초 전망과 비슷한 80조원대로 3% 내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문제가 지속될 경우에는 하반기 중 완만한 경기 회복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경제는 상반기 중에 경기부진이 심화된 이후 하반기에도 완만한 경기회복에 그쳐 연간 경제성장률 3%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건설수주는 상반기 중 10% 이상 감소한 후 하반기에도 지난해 수준에 머물러 연간으로는 5% 내외 감소한 78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부동산가격은 하반기 중에 소폭 상승에 그침으로써 연간으로는 지난해 수준을 하회하는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시나리오 3>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아랍권의 결속과 전장이 확대되는 최악의 경우에는 북한 핵 문제의 완화 가능성도 매우 낮아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크게 높아지고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내 경기 성장은 2% 내외의 성장에 그쳐 사실상 경기침체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수주는 공공·토목수주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민간 주거·비주거 건축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연간으로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이다. 부동산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특히 전쟁의 진행상황이 크게 악화될 경우 경기 침체와 가계신용 문제가 서로 상승작용을 함으로써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책 제언 시나리오별 국내경제의 흐름을 고려해 볼 때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결과 북한 핵 문제가 조기에 완화되지 않는 한 국내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부양의 수단에 있어서는 현재의 저금리 상태와 가계부채 급증 등을 고려해 볼 때 금융정책의 실효성이 매우 의문시되며,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재정지출 가운데에 있어서도 건설투자는 생산 및 고용창출효과가 커 경기부양에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또한 향후의 성장잠재력을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경기조절을 위해 재정지출의 조기 집행을 실시하고 있으나, 단순한 재정지출의 조기 집행은 경기회복의 전환점이 될 하반기의 경기 활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재정지출의 조기 집행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건설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많은 건설관련 정책들이 짧은 기간내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옴으로써 국내경제 및 건설경기에 미칠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정책 논의 시점을 이라크 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기가 안정화 된 이후로 연기할 필요성이 있다. 경제의 움직임은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최근의 경기 흐름을 고려해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아파트 후분양제도 도입, 공공택지 경쟁 입찰제 실시, 소규모 건설공사의 최저가 낙찰제도 실시 등과 같은 건설관련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시장기구의 활성화라는 원칙적인 점만이 부각된 채 많은 논쟁이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정책 실시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사전 정비 작업과 보완책이 필요하다. 더욱이 최근의 건설 및 국내경기 흐름을 고려해 볼 때 정책제시의 시점과 논의 절차에 있어서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며, 특히 경기를 저해할 수 있는 정책의 논의 시점을 이라크 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어 경기가 안정 된 이후로 연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윤기 부연구위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from 211.241.228.8